욥의 말을 들은 데만 사람 엘리바스가 대답합니다. 전지전능하시고, 필요한 것이 없으신 하나님이신데 사람이 무엇으로 하나님을 유익하게 할 수 있으랴, 욥 너가 온전한들 하나님께 무슨 이익이 있겠느냐라고 말하면서 욥을 비난합니다.
엘리바스는 욥을 향하여 너의 죄악이 크다면서 죄들을 나열합니다. 까닭 없이 형제를 저당잡고, 가난한 사람들의 것을 빼앗고, 목마른 자에게 물을 주지 않고, 배고픈 자에게 음식을 주지 않았으며, 도움이 필요한 과부를 빈손으로 돌려보냈구나, 너의 모습은 마치 예전에 악한 길을 걸었던 악인들과 같다.
엘리바스는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살아계심도 믿고, 말씀의 지식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보여집니다. 그런데 엘리바스의 모습은 예수님을 죽이려고 모함하며 거짓으로 증언하였던 제사장, 서기관, 바리새인들의 모습과도 매우 흡사합니다. 엘리바스는 욥을 악인으로 단정 짓고 악인들이 일삼는 죄들을 나열하면서 마치 욥이 그러한 죄를 지은 것처럼 뒤집어씌웁니다.
엘리바스는 스스로 생각하기를 자신은 통찰력과 투시력을 갖고 있어서 사람을 꿰뚫어 보고,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어떠한 생각을 하는지 또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아는 능력의 사람으로 착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도 엘리바스처럼 투시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떤 상황이 펼쳐졌을 때, 마치 자신이 그 일이 시작된 원인부터 다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래서 이렇게 되었다라는 결과까지 예측하는 놀라운 능력이 있는 것처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생각은 생각에서 그치지 않고 여기저기 다니면서 퍼트립니다. 나중에 진실이 드러난다 하여도 피해를 준 사람에게 용서를 구하지도 않고, 자신의 잘못에 대해 하나님께 회개하지도 않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들이 스쳐 지나가면서 한 말들까지도 다 책임을 물으시겠다 하셨으니 의도를 가지고 했던 말들에 대해서는 어떠한 책임을 물으실까요? 하나님은 함부로 욥이 죄인이다 악하다 하면서 없는 죄까지 만들었던 엘리바스의 말에 대한 책임을 물으실 것입니다.
사랑의 하나님!
부정확한 눈과 제한적인 지식을 가지고, 내가 보았다, 내가 들었다면서 부정확하고 잘못 해석된 생각들과 말들의 죄를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내가 보고 들은 것이 전부가 아님을 인정하며 겸손한 마음을 가지고, 은쟁반에 금사과와 같은 말을 하여 하나님께 영광돌리는 삶을 살게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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